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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돌아댕김 / / 2023. 5. 6. 11:44

제주여행 혼자가 처음인나

코로나 때문에 3년 동안 열심히 일했던 밤일을 마무리하고 나의 머리와 나의 몸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처음으로 홀로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계획을 잡지 않고 그날 현장에서 끌리는 대로 움직이는 편이라 자유로워 보이지만 막상 어디 갈지 무얼 먹을지 검색한다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제주여행 혼자

제주도-해무

 

꼬일 대로 꼬인 첫날 

제주도로 출발 전, 그리고 도착해서 차를 렌트할 때까지 너무 설레었는데 운전석에 앉으니 어디를 가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좋아하는 제주도였는데 오고 나니, 또 혼자이다 보니 멍하게 차에 앉아 있었다. 도착시간이 늦어 미리 예약해 놨던 게스트하우스로 출발했다.

 

나름 머릿속에는 땀을 씻어내고 편안한 옷으로 환복 후에 근처 고깃집에 혼술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첫 숙소부터 완전 엉망이 되어버렸다. 호스트가 없는 상황에 30여분을 기다려 누워있는 직원에게 받은 방 열쇠를 열고 들어가니 샤워하고 있는 다른 게스트. 또 10여분을 기다려 새로 배정받은 방은 정리안 된 냄새나는 침구, 정비 안된 화장실. 머리카락, 칫솔, 쓰레기, 소변자국. 너무 화가 났다.

 

2층을 왔다 갔다 하며 혼자 키를 받아서 땀을 너무 흘리고 참을성이 바닥이 날 정도였다. 난 남자고 혼자 여행이면 이 정도는 참고 넘길 수 있지 않느냐는 친구들과 여자친구의 말에 그럴까 하다가도 이 숙소에서 내가 봤던 사람들의 응대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고 환불을 요구했다.

 

처음 문자로 안내받았을 때도 이름이 바뀌어 설마 했는데 결국 환불로 이어지는구나. 호스트는 연신 죄송하다며 금액할인과 다른 조건들을 제시했지만 나의 마음을 돌리기엔 이미 늦어버렸다.

 

 

 

제주-산티아고-게스트하우스제주-산티아고-게스트하우스-별채제주-산티아고-게스트하우스-바다

 

혼자가 처음인 나

시간은 7시가 넘어가고날은 어둑어둑해졌다. 차에 앉아 어디든 예약을 질러버렸다. 근처 호텔을 예약하려니 남은 방이 없거나 너무 고가여서 지역을 좀 옮겨 검색하니 파티니 뭐니 시끄러운 것을 선호하지 않는 내게 맞는 게스트 하우스가 있더라.

 

나의 잠버릇이나 코골이 때문에 혹시 다른 게스트에게 방해될까 봐 혼자 쓰는 방으로 예약을 하고 해무 가득 끼어있는 제주 북동 쪽 길을 달렸다. 어차피 땀은 흘렸고 꿉꿉함도 모르겠으니 차라리 창문을 열고 달리자며 음악도 함께 틀었다. 그렇게 30여분을 달려 제주 신촌리에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너무나 밝게 환대해 주는 직원분들과 게스트분. 내가 예약한 방은 별채라 5분 정도 걸어야 했는데 어려 보이는 직원 두 분이서 함께 안내해 주며 가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3개 동이 있었는데 이날은 나 혼자 덩그러니 써야 하는 상황.

 

혼자가 적적하다며 근처 횟집에서 회를 떠 게스트하우스 카페로 가서 함께 소주 한잔을 마셨다. 그전의 안 좋았던 내 기분, 실망했던 첫날의 시작들,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제주도-동쪽바다
길에서마주친 예쁜골프

 

날씨 만끽하며 그냥 달리기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제주 하늘을 만끽하며 기분 좋게 다음 여정을 위해 출발. 매년 자주 왔던 제주도이지만 혼자라 그런지 느낌도 어색했다. 자유로운 몸이지만 현실은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까. 생각도 아직 갇혀있는 상태. 그냥 무작정 달렸다.

 

지나다가 예쁜 스팟이 있으면 혼자 셀카도 찍어보고 창문을 열고 멈춰 바람도 느끼고 책도 읽었다. 한량의 삶으로 변해가듯 점점 자유로운 혼자에 익숙해지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숙소: 산티아고 게스트 하우스 / 1박 1인~2인 6만원 / 조식제공

렌트: 페밀리 렌트카 / 모닝 7일 렌트 약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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