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을 싫어하지만 이날은 왠지 나가고 싶었다. 여자 친구랑 손잡고 가까운 경성대를 가서 오붓하게 한잔 할 곳을 찾았다. 그렇게 경성대 부경대 인근을 두어바퀴 돌았나. 그냥 집 근처에서 먹을걸 괜히 나와서 고생만 하네. 푸념하면서 걷던 중 발해라는 술집이 눈에 들어왔다.
그나마 지금보다 젊었을때 즐겨 들었던 팝이나 락이 흘러나오고 있고 당시 유명했던 영화나 스포츠 관련 포스터도 눈에 보였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메뉴판을 봤는데 일반 술집이라 하기엔 메뉴가 독특했다. 처음 방문해서 뭘 먹을지 모르겠으면 메뉴판 왼쪽 가장 위에 메뉴를 주문하라고 했다.
닭볶음탕과 화요를 주문했다. 점심때 밥을 너무 많이 먹었던 탓인지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아서 가벼운 안주를 주문하려고 했지만 일단 주문!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닭볶음탕이 나왔는데, 와 너무 맛있다. 간도 적당하고 맵기도 적당하고.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마치 오늘 처음 먹는 음식처럼 마구 먹기 시작했다. 얼음에 희석시킨 화요도 안주를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략 8평 정도 느껴지는 홀에는 손님들이 그득 했고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들릴 법도 하지만 우린 서로에 집중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 자리를 즐겼다. 좋았던 건 발해의 전체적인 분위기였다. 맛있는 안주와 술, 그리고 항상 미소를 머금고 다정하게 말씀해주시는 사장님 덕분에 여긴 계속 와도 좋은 곳이겠다라고 생각했다.
사장님이 치즈두부? 같은 것을 서비스로 주셨다. 모찌리토우 같은 말랑말랑한 치즈, 직접 만드신단다. 조금 있다가 다시 주문하지 않은 안주를 하나 내어주신다. 또 서비스란다. 타다끼를 주셨는데 어머.. 배부른데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된다. 근데 또 서비스를 주신다. 딸기 샤베트로 개운하게 마무리하라고. 이 정도면 머 거의 오마카세 수준 아닌가?
예전에 여자 친구가 서면에서 봤던 술집이랑 비슷하다며 사장님께 이야기했는데 맞다고 하신다. 가까운 곳으로 와주셔서 고마워요.
자주 방문 할것 같아요. 친구들이랑도 한번 가서 진탕 마셔보고 싶은 곳이다.
사실 첫방문 이후로 어제도 다녀왔음. 그런데 또 갈거임. 발해 짱!
'여행 > 돌아댕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 삼산동 조개구이 또바기 (0) | 2022.10.29 |
---|---|
남천동 태림분식 (벽돌집) (0) | 2022.10.20 |
집 앞 편한 술집 감만동 스테이 (0) | 2022.10.17 |
대연동 깔끔한 분식 김가네 (0) | 2022.10.17 |
대연동 구석진곳 작은 곱창집 (0) | 2022.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