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맞이하는 제주 3일째 날이다. 계획 없이 이틀을 돌아다녔는데 오늘은 계획이 있었다. 사실 어제저녁 갑자기 헤어스타일을 바꿔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나는 원래 장발로 일도 하고 놀기도 하는 아주 프리한 스타일인데, 지금은 혼자 여행 중이니 기분을 좀 내보고 싶었다.
나혼자 제주도 여행 3일차
저녁 즈음에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봤는데 다행히 오래되지 않은 포스팅이라 바로 톡으로 문의들 드렸다. 제주머리꾼이라는 아주 직관적인 상호가 멋있었는데 사진을 보내고 이 스타일로 가능한지, 금액은 얼만지 이것저것 문의했고 다음날 바로 예약을 했다. 5시간 정도 소요되고 예약시간은 12시.
나의 소소한 일탈은 드레드락
예약제가 그런지 선생님께서 샵을 오픈함과 동시에 같이 들어가서 별다른 준비 없이 의자에 앉았다. 내가 하고팠던 헤어스타일은 드레드락. 머리 감기가 어렵고 냄새도 많이 나고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그 레게스타일의 특수머리. 어렸을 때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제대로 간판을 걸고 하는 샵도 없었을뿐더러 지방에는 잘 없었다. 그리고 높은 금액에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관리만 잘하면 길게는 3 개월간 다는 이 헤어스타일은 지금(약 한 달 보름정도 지난) 잔머리가 막 올라오는 것 외엔 불편함이 없다. 어찌 됐건 해 보고팠던 특수머리를 위해 5시간을 할애했다. 장발이었던 내 머리는 투블록으로 정리한 뒤 선생님의 손으로 한 땀 한 땀 내 머리카락과 페이크를 엮으며 땋기 시작했다.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었다. 바늘로 찌르고 묶고 열을 가해서 하나의 가닥으로 만드는 작업. 5시간 내내 작업한 것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흡연도 하고 식사도 하며 진행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드레드락이 완성되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처음이라 설레기도 했는데 막상 의자에 앉아서는 많이 긴장했었다.
다음날 여자친구가 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과연 내 헤어를 보고 뭐라 할까? 혼을 낼까, 웃을까, 칭찬할까? 온갖 생각들이 많았었다. 에라 모르겠다. 내 머린데 어쩌라고 하는 생각에 당당하게 샵을 나선 후 이 날 묵을 숙소로 차를 달렸다. 나의 일탈은 5시간 만에 끝이 났다.
상호: 제주머리꾼
주소: 제주 제주시 월랑로2길 30, ok빌딩 2층
사이트: https://blog.naver.com/ohdal200
낯선 곳의 게스트하우스
혼자 묵을 방을 예약해 놨기 때문에 조금 늦게 입실해도 다른 게스트들에겐 피해가 가지 않겠지? 노을 지는 제주서쪽 바다를 보며 한참을 달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는데 첨엔 찾기가 좀 어려웠다. 주변에는 한창 공사 중이었고 이런 곳에 게스트하우스가 있을까 했지만 다행히 차를 멈추고 어디인지 다시 검색하던 곳이 게스트하우스 주차장이었다.
바닷바람에 부식되어 녹이 슬어 있는 작은 소형차 한 대가 있었는데 노을에 비춰 주변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 멋있었다. 시간이 늦었지만 내가 첫 손님이었는지 조용했고 방 키를 받으며 안내받았는데 너무 친절해서 몸 둘 바를 몰랐다.
게다가 숙소도 너무 깔끔해서 물품을 조심조심 이용했던 것 같다. 저녁이라 창밖으로 보이는 뷰도 없는데 주변에 공사장이니 뭐니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짐을 풀고 나니 본격적으로 배고프다고 배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근처 고깃집. 거리가 좀 있다. 저녁을 먹으러 5분 정도 걸어 나가니 돼지고깃집이 나왔다. 드디어 고깃집에서 혼술을 해보는 것인가.
상호: 베베 게스트하우스
주소: 제주 제주시 한경면 신창1길 20
연락처: 0507-1412-8259
사이트: https://baebae2guesthouse.modoo.at/
고깃집에서의 혼술
작은 시골마을이라 그런지 불 켜진 간판이 거의 없었는데 고깃집만 눈에 띄었다. 입구를 못 찾아서 두어 번 가게 주변을 돌았고 겨우 찾아서 들어섰는데 가족손님들이 많이 있었다. 외국인 가족도 있었고 서빙을 동남아인가 중국인가 외국분이 하고 계셨다.
흑돼지 3인분 기본으로 주문을 하고선 자리에 앉아 외국 꼬마와 눈인사를 했다. 내 헤어스타일이 신기했는지 계속 쳐다보더라고. 하긴 거울 보는 나도 신기한데. 미리 전화로 혼자 먹어도 되는지 확인을 했어서 별다른 눈치 없이 혼자서 소주 두 병과 고기를 먹어 치웠다.
신나게 고기를 쌈에 싸 먹고 밥하고 된장도 먹고 했는데.. 역시 혼자는 좀 재미없다. 맛도 없고. 여럿이서 이야기도 나누며 먹는 소주가 제맛인데. 어쩌겠나 혼자 여행인데, 나름의 재미가 있다.
상호: 모살왓가든
주소: 제주 제주시 한경면 두신로 21-28
연락처: 0507-1320-3046
배를 채우고 작은 시골 마을 한바퀴를 걸었다. 빛도 많이 없는 깜깜한 저녁에 부두로 보이는 곳을 걸었는데 파도소리가 너무 시원했다. 딱 맥주 한잔만 더 마시면 좋을 텐데 하고 돌아봤는데 있을 리가.
다시 숙소로 들어와 책을 읽었다. 소주 마시고 책을 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바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머리 한다고 종일 앉아서 좀이 좀 쑤셔서 인지, 피곤했다. 그렇게 스르륵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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